고성 어촌마을 드라이브 - 두모항
11월 7일까지 경남 고성에서 공룡 엑스포가 한창이라 공룡 박물관쪽은 포기하고, 우리 가족은 아빠가 어렸을 때 노셨다는 추억의 어촌 마을 쪽으로 드라이브를 가기로 했다.
경남 고성군 삼산면 두포로에 있는 조그마한 '두모항'이라는 곳이었는데...
룡대미어촌제험마을에서 매화섬 방향으로 바닷가를 따라 이어진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진짜 조그마한 어촌 마을이었다.
네비 안내가 아닌, 네비에 뜬 지도를 보고 달려보기는 진짜 처음이었다.
"여기로 가라구요? 여기는 지도상에 길이 끊겨있는데욥?"
부모님 네비에 따라 움직이다 오랜만에 당황했다. 잘못 들어갔다가 차 돌릴 곳 없어서 후진하게 될까봐 진짜 겁이 났었다.
진영로타리 고가도로 올라가기 직전에 차 밀려서 대기하고 있는데, 바로 앞의 푸조가 슬금슬금 후진할때도 당황하지 않고 경적 5번을 초고속으로 내질렀었는데... (지나가던 죄없는 차와 행인들 놀래키는 게 싫어서 경적 울리는 거 초 극혐하는 1인) 그때도 나지 않던 땀이 다 났다.
다행이 그 끊긴 길 끝에 넓은 두모항이 있어주었다.
두모항 찾아가기까지 해안도로를 산책하다 천천히 달리면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이 너무 예쁘다.
뭐 아무것도 없는데... 그냥 시원하고 예쁘다.
고성의 이 바닷가 일대가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공인한 청정해역(!!!)이라는데... 그냥 아무 바닷가에 차를 멈추고 서서 숨만 크게 몇번 쉬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바닷가 도로를 따라서 두포 어촌계 회관까지 쭉 들어가 봤는데...
두포 어촌계 회관 앞에 주차장이 너무 잘 되어 있고, 정자며, 평상, 벤치까지 있어서, 잠깐 쉬어가기 좋았다.
평상에 잠깐 돗자리 깔고 앉아서 과일을 먹었다.
작게 잘라온 단감이랑 샤인머스켓을, 마스크 사이로 쏙쏙 집어 넣으면서 먹으니 마스크 안 벗어도 되고 좋았다.
외지인 마스크 벗고 있는 거 보면, 어촌마을 분들 무서울지도 모르니까 조심 조심.
벤치는 비어있고, 정자 쪽에는 이미 다른 가족들이 텐트까지 쳤더라는.
두모항, 진짜 낚시 좋아하는 분들이 환장할만한 곳인데...
낚시 하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너무 많이 버리고 가서, 지금은 고성군에서 낚시 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저기 사람들 서 있는 곳 너머로 다니면서, 아빠가 어렸을 때 지금은 돌아가신 큰아버지와 낙지를 잡으러 다녔었다고...
동네 새로 지은 집들도 너무 예쁘고 길도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이동네 담벼락 예술인데...
다음에는 좀 일찍 와서 룡대미 어촌마을에서 갯벌 체험도 좀 하고 가야겠다.
고성까지 온 김에 청정해안에서 나는 조개를 좀 캐서 가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