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오랫만에 경주쪽으로 드라이브를 가자 하셔서, 김밥 도시락 빨리 싸고 간식 좀 챙겨서 출발했다.
모자란 먹거리는 휴게소 간식거리들이 채워줄거라 믿으며.
최근에 '현세의 부모님을 위해 지은 절이 불국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그런가, 부모님과 함께 가게되니 뭔가 친구들과 갈 때와는 기분이 좀 달랐다.
일주문쪽 주차장이, 석굴암쪽으로 올라가는 차와 석굴암에서 내려오는 차들이 많아서 주차하기에는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후문쪽 주차장 보다는 많은 거리를 걷지 않아도 되니, 부모님과 함께 가기에는 좋았다.
내 네비는 아래 후문쪽 주치장을 끊임없이 안내했지만, [ 불국사 주차장 ]이란 표지판을 따라서 우측으로, 석굴암 가는 길로 꿋꿋하게 올라갔다.
일주문 쪽 입구로 들어가면, 많이 걷지 않아도 아름다운 연못이 바로 앞에 펼쳐져서 너무 좋았다.
불국사 주차장비와 입장료는 따로.
주차비는 2천원 이었고, 입장료는 성인 1인당 8000원! 6000원!
(6천원 이라고 친절하게 다시 알려주신 분이 계셔서 수정합니다.
왜 혼자 계속 바보같이 8000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너무 비싸서 놀랬나?)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입장료가 무료이니, 부모님 신분증 꼭 챙겨가야 남들은 할인 받는데 우리 가족만 할인받지 못하는 슬픈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연못쪽은 괜찮았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안으로 들어갈수록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손 부터 씻고, 본격적으로 대웅전을 향해 약간의 비탈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서 부터 갑자기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경내는 가히 폭발적...
야외인데다가 다닐 수 있는 길이 넓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다보니 아빠는 조금 불안해 하셨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석가탑과 다보탑은 보고 가야 한다며...
석가모니 부처님을 형상화한 탑인 석가탑이 불경을 외면, 그 옆의 다보 부처님을 표현한 다보탑이 가만히 옆에서 그 말씀을 듣고 있는다고.
석가탑도 멋지지만, 다보탑은 정말 돌로 만든 탑이 아닌것 같아 보인다. 목조탑 형식을 석조탑에 적용한 탑이라는데, 예술을 전혀 알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 눈에도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저렇게 화려하고 아름다운 탑이, 겉 껍데기 따위 다 필요없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서 석가탑의 말씀에 조용히 귀 기울이고 있는 모습은 마치 기적같아 보인다.
경내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은데... 두 탑은 천년의 세월이 넘도록 자신들 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듯 고요해서,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도 차분하게 해 주었다.
사람 많은 곳 무서워하는 아빠를 위해서, 사람들 적은 곳으로 피해 다녔다.
그래도 석가탑과 다보탑, 대웅전 쪽만 사람들 몰릴때를 잘 피해 다니면, 뒤쪽으로는 사람들이 많이 안 다녀서 느긋하게 걸어서 산책 할 만 했다.
일본이 뺏어갔던걸 다시 돌려받은, 등잔 모양 사리탑이 있는 곳.
담벼락 위로 나무들이 우거져 너무 예쁘다.
고목 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이 절! 부러진 고목 사이에 꽃꽃이를 해서, 고목도 여느 꽃나무들 처럼 예쁨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누구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참 따뜻해지는 멋진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우리 선조들의 내진설계 실력을 보여주는 담벼락들도 보면 볼수록 놀랍다.
많이 걸었으니, 차로 돌아가서 당 보충은 필수.
두서없이 집에 있는 과자와 음료수를 되는대로 막 집어 온 건 누구? 바로 나.

음료수들은 생수보다도 인기가 없었지만, 그래도 로아커와 아몬드 빼빼로는 부모님께 잘 팔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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