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일붕사는 동양 최대 석굴 법당으로 기네스에 올라있는 절이다.
사실 석굴 법당 말고도 여기저기 너무 예쁜 곳이 많아서, 경내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다보면 1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그래서 200미터 위로 더 올라가면 서담암이 나온다는 표지판을 봤을때... 솔직히 고민이 되었더랬다.
이미 일붕사 만으로도 예쁜 걸 충분히 많이 본 것 같은데... 이 오르막을 올라갔다가 실망하면 어떡하지?
특히 엄마가 걱정이었다.
나야 뭐, 그냥 운동했다 생각하면 되지만...
엄마는 오르막 오르내리기 너무 피곤하실까봐 걱정이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올라가 봐야지."
엄마의 씩씩한 한마디에 힘입어, 서담암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했다.
가파른 오르막길 끝에 별거 없으면 어떡하지, 너무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그 오르막을 부지런히 올라, 한쪽편에 억새가 우거진 담장을 지나가면...
황금빛의 서담암이 나온다!
연못으로 뺑 둘러싸인 법당이 너무 예쁘다.
난간을 따라 한바뀌를 돌 수 있게 되어 있고, 연못에는 물고기들이 잔뜩 살고 있다.
사람이 보이면 밥달라고 펄떡펄떡 뛴다.
'인간아, 밥 내놔!'
물고기들 성격이 우리집 구피 닮았네.
뒤로 가면 왼편에 산신각이 있고, 오른편으로는 용왕당이 보인다.
위 사진이 산신각, 아래 사진이 용왕당인데, 둘 다 너무 아기자기하게 예쁘다.
용왕당에 갔다가 빙글 돌아섰는데...
용왕당 쪽에서 본 대웅전 법당이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너무 예쁘게 빛나 보였다.
산이라 해가 빨리 지는 것 같아 슬펐다.
더 구경하고 싶지만, 내리막길이라 천천히 내려가려면 조금 서둘러야 했다.
무릎 연골 상하지 않으려면, 내리막은 2배 느리게.
우리 엄만 나보다 더 빨리 잘 걸으시니까, 내리막길에선 더 조심해야 한다.
내려가는 길에 보이는 일붕사, 다시 봐도 너무 예뻐서 또 마구 사진을 찍어댔다.
똥손인 내가 막 찍은 사진도 나름 볼만하게 나오는데...
전문가분들이 찍은 사진은 얼마나 예쁠까.
올 가을, 사진 찍는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꼭 찾아가 보시길.
다음에 의령에 또 가게되면, 등산 할 겸 서담암 꼭 다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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